우주는 우리 눈으로는 볼 수 없는 세계입니다. 그래서 우리는 ‘망원경’이라는 도구를 통해 우주의 비밀을 들여다보죠. 특히 허블 망원경과 제임스웹 우주망원경은 우주 관측 역사에서 중요한 전환점을 만들어낸 장비들입니다. 이 글에서는 대표적인 우주망원경들의 종류와 특성, 그리고 성능 차이를 비교해봅니다.
허블 우주망원경: 천문학의 패러다임을 바꾸다
허블 우주망원경(HST)은 1990년 미국 NASA와 유럽 우주국(ESA)이 공동으로 발사한 우주망원경입니다. 대기권 밖에서 관측하기 때문에 지구 대기의 왜곡 없이 선명한 우주 이미지를 촬영할 수 있었습니다. 허블은 가시광선과 자외선, 근적외선을 관측하며 수많은 과학적 발견을 이끌었습니다.
대표적인 성과로는 우주의 팽창 속도 측정, 먼 은하와 성운의 이미지 제공, 외계 행성의 대기 분석 등이 있습니다. 특히 1995년 촬영된 ‘허블 딥 필드’ 이미지는 수천 개의 은하가 모인 장면을 포착하며, 우주의 크기와 깊이를 실감나게 보여줬습니다.
제임스웹 우주망원경: 새로운 우주 시대의 개막
2021년 발사된 제임스웹 우주망원경(JWST)은 허블의 후속기종이자, 현재 가장 강력한 우주 관측 장비입니다. JWST는 주로 적외선을 관측하며, 허블보다 100배 더 민감한 감지력을 가지고 있습니다. 이를 통해 먼 과거, 즉 우주의 초기 모습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.
JWST는 거대한 금빛 육각형 거울(직경 6.5m)을 사용해 더 많은 빛을 모을 수 있으며, 태양과 지구의 중력 균형점인 ‘라그랑주2’ 지점에 위치해 안정적인 환경에서 관측이 가능합니다. 발사 후 초기 이미지들만으로도 천문학계는 감탄했고, 외계 행성 대기 분석 등에서도 괄목할 만한 결과를 내고 있습니다.
두 망원경의 차이점과 보완 관계
허블은 가시광선에 최적화되어 있어 ‘우리가 눈으로 볼 수 있는 우주’를 생생하게 보여주었습니다. 반면 JWST는 적외선을 통해 먼 거리의 희미한 빛을 감지할 수 있어, 허블보다 더 오래된 과거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.
또한 허블은 지구 저궤도(약 570km)를 돌며 유지보수가 가능했지만, JWST는 지구에서 150만km 떨어진 지점에 위치해 수리가 불가능합니다. 이 때문에 발사 전에 매우 정밀한 검증 과정을 거쳤습니다.
결국 이 두 망원경은 경쟁자가 아니라 ‘보완재’입니다. 허블은 지금도 운영 중이며, JWST와 함께 서로 다른 파장을 관측함으로써 입체적인 우주 데이터를 제공합니다. 두 장비의 협업으로 우리는 더 정확하고 정교한 우주 정보를 얻게 되었습니다.
망원경은 우주의 눈입니다. 기술이 발전할수록 더 멀고, 더 깊은 우주를 볼 수 있게 됩니다. 그 시선의 끝에는 어쩌면 우주의 시작과 생명의 기원이 담겨 있을지도 모릅니다.